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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소 돼지는 먹는데 개고기는 왜 안돼요?

종교

개고기를 약으로 쓴 초기 도사들의 사기 행각은 너무 빨리 들통 났다. 휴거를 외치며 빌딩에서 뛰어낸 사람처럼 불로초를 먹은 진시황도 죽은 것이다.

그러자 도사들은 서양의 연금술사처럼 자신들이 금(금단)을 만들 수 있다고 공언했다. 당시 황제들이 먹은 금단은 우황청심환처럼 금박을 입힌 환약인 환약일 것이다.

<금을 만드는 연금술사, 영국, 1750~1810년>

무협영화에서 주인공은 우연히 이상한 풀(불로초)을 먹거나 영약(금단)을 먹고 초절정 고수가 된다. 황제들이 먹었을 때 기력이 반짝 회복된 걸로 봐서는 스테로이스 성분이 들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모 한국 일일 드라마에서 불로장생약처럼 등장하던 일부 공진단에도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다. 스테로이드는 운동선수 금지 약물이다. 무엇보다 금단에는 수은이 들어 있었다.

<숯 바구니를 든 금단 도사, 원, 1351~1400년>

비싼 금단을 사먹은 황제와 부호들은 수은 중독 증상으로 죽었다. 그러자 도사들은 한식산을 먹으면 신선이 될 수 있다고 떠들었다. 6세기 북제 화가가 그린 그림을 보면 귀족들이 한식산을 술에 섞어 마시고 있다.


중독성이 강한 한식산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체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 귀족들이 대낮부터 벌거벗고 있다. 딱 봐도 한두 번 벗어본 폼이 아니다. 

 <양자화의 북제교서도 중 한식산 마시는 사대부 혹은 귀족, 6세기>

훌훌 옷을 벗어던질 정도로 몸에서 열이 나고 견딜수 없던 것이다. 갈증이 나 술을 퍼마시다 알코올 중독이 되거나 미쳐서 죽었다. 선비족 왕가 고 씨 패밀리처럼 말이다.

한식산마저 마약성 독약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도사들은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살아남기 위해 중국 도교는 변해야했다. 때마침 중국 내부 사정도 변하고 있었다. 

 <물약을 비우는 도사와 여의를 든 불멸의 황제, 명, 1573-1620>

고구려한테 패배한 후 멸망한 수 왕조 대신 들어선 당 왕조 치세 동안 중국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번성했다. 자잘한 전쟁과 자연재해는 있었지만 몇 백 년 간 큰 전쟁이 없던 덕분에 백성들은 적어도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호탄산 옥을 당나라 전역에 유통시킨 소그드 상인과 돌궐, 위그르 인들은 교역을 발전시켰다. 경제가 윤택해지고 생활수준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다.  

<이공린이 모사한 8세기  괵국부인 유춘도, 송, 12세기>

 

백성들 대상으로 포교 활동을 해도 돈이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채식 위주의 불교와 경교, 마니교 등도 중국 사회 분위기를 변화시켰다. 이 모든 요인들로 인해 상류층 중심의 중국 도교는 백성 중심 도교로 변하기 시작했다.


허무맹랑한 불로장생약은 집어치우고 수련만 하면 누구나 신선이 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황제한테 금단을 파는 것보다 일반 신도들을 상대로 헌금을 받는 것이 더 남는 장사였다.

 

<지팡이 든 노인과 신성한 나무 탁본, 한, 기원전206~서기200년>

 

좁쌀 한 말도 잘만 모으면 성을 살 수 있었다. ‘개 머리를 한 새’를 믿는 빛의 종교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만 하면 통할 수 있는 시대가 드디어 온 것이다.

중국 도교가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빛의 종교 교리의 포인트는 빛이 어둠을 이기고 광명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백성 중심의 도교가 되자 도교의 가르침도 쉽고 현실적이 될 필요가 있었다. 

<불새 청동 거울, 한, 기원전206~서기200년>

빛의 종교에서 개 혹은 개 머리를 한 새는 신이나 지상의 왕을 상징했다. 혹은 죽은 영혼을 신성한 산(천국)으로 안내하는 신의 사자였다. 좌우지간 개는 먹으면 안 되었다.


“그래, 신의 섭리가 뭔가?”라는 왕의 질문에 답해야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소 돼지는 되는데 개는 왜 안 되는데요? 도(개 새 신의 뜻)가 뭔데요?”라고 묻는 백성들의 질문에 찰떡같이 답해야 했다.

<당나라 개 도자기, 7~10세기>

일단 광명의 영역이 신선 세계라는 데까지는 대중에게 이해를 시켜둔 상태였다. “신선 세계에는 어떻게 들어가는데요?”라는 질문에도 백성들 입장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나라에 돈이 돈다 해도 대다수 백성들은 여전히 배고프고 가난했다. 거지같은 현실을 벗어나려면 신선이 되어야 한다는데 그게 언제 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무덤 벽화 속 저택과 불새, 북제, 6세기>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당장 오늘 일 수도 있었고 삼십 년 후일 수도 있었고 재수 없으면 영영 못 될 수도 있었다. 황제한테 한 것처럼 “이 약만 잡숴봐”라며 약을 팔수도 없었다.

어떻게 인내심 없는 백성들을 교화(선동)해서 좁쌀 한 말이라도 받아낼 것인가? 4~6세기까지는 죽을 때까지 고사리만 먹더라도 산속에 틀어박혀 고고하게 살자는 청담사상 같은 도교도 통했다.  

<4세기 왕희지가 시회에서 유상곡수를 즐기는 장면, 명>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결론은 트렌드였다. 당 대가 되면서 중국 도교는 “일단 믿어봐, 믿으면 부자 돼. 자식이 출세 해.” 이런 식의 세속적인 교리를 폈다.

신선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돈만 생겨도 백성들은 바랄 게 없었다. 도교가 일반 백성들의 믿음을 얻은 것은 도교 교단이 발전하는 것을 의미했다. 여러 교단이 생긴 걸 보면 백성 친화적인 도교는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40. 중국의 식인풍습과 빛의 종교 '개 새'

종교

빛의 종교 속 ‘개 새’ 개념은 진· 한 시대 중국 대륙에도 전해졌다. 그게 중국 도교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에 단절되어 있었어도 중국 한족 지배층은 끊임없이 중국 외부와 전쟁 혹은 교류를 해야 했다. 

<불새와 지팡이 든 노인 탁본, 한, 기원전206~서기200년>

문화와 종교도 그렇게 조금씩 중국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다. 기원전 7세기 『도덕경』이란 글은 어디에서 갑자기 나타났을까? 노자조차 실제 인물인지, 아닌지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확실치 않다. 

모든 종교가 그렇듯 중국 도교도 고통스러운 인생을 사는 인간들에게 돌파구를 마련해주었다. 그 돌파구는 신선이 되어 신선세계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불새와 함께 있는 도교 여신, 명, 15~16세기, 영박>

‘개 새’를 믿는 빛의 종교는 고통과 죽음이 없는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세상에는 빛과 어둠이 있고 결국 마침내 빛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이 주요 교리였다.

이것을 중국 도교는 신선 세계로 받아들인 것 같다. 신선이 되는 방법은 불로장생 약을 먹고 한 방에 신선이 되는 방법과 힘든 수련을 통해 되는 방법이 있었다. 

<불새와 날개달린 개, 생명의 나무가 새겨진 타일, 한, 기원전 206년~서기200년>

 

‘개머리를 한 새’를 믿은 지역에서는 당연히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은 좀 다르다. 초기에는 믿음이 약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당 이전까지 중국에는 식인 풍습이 만연했다.

2세기 중국 무덤 벽화 화상석을 보면 한나라 상류층 부엌 모습이 그려져 있다. 고리에 걸린 죽은 물고기와 새 두 마리가 있고 도살하러 끌고 들어오는 소와 도살될 차례를 기다리는 개가 있다. 

<무덤  화상석 중  부엌 그림, 한, 2세기>

 

굶어죽기 직전의 좀비 상태인 백성들에게 백날 빛의 종교 ‘개 새’와 신성한 개에 대해 설명해 봐야 입 만 아프다. 21세기 베네수엘라와 북한처럼 굶어죽기 직전이라면 눈앞에 개를 잡아먹기 마련이다. 

이게 당 나라 이전 중국 백성들의 문화였다. 개고기를 좋아했다고 역사에 기록된 공자, 유방, 번쾌 모두 선비와 농민, 천민이다.


<공자의 초상, 당, 8세기>

 

당시 중국 법령 상 반드시 개고기를 먹어야만 하는 계층이었다. 그런데 공자가 개고기를 먹었으니 앞뒤 따지지 말고 개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 조선 지배층의 논리였다.

그 기록들이 조선 시대 개고기 역사로 남아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개고기를 먹은 근거가 되었다. 역사에 무지한데다 성의도 없는 이 주장을 21세기 대한민국도 따르고 있다.


한편, 사람이라도 잡아먹어야 하던 고대 중국 백성들은 물론 중국 지배층도 빛의 종교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낯선 이방인이 종교인이랍시고 신의 말씀 어쩌구 하고 다니면 궁금하고 수상해서라도 잡아다 심문을 하기 마련이다. “그래, 네가 말하는 신의 섭리(도)란 뭔가?”라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마니교 예배 장면, 광명왕국의 생명의 나무, 위그르  8~9세기>

 “태초에 개 새가 있었는데요. 빛이 있고 어둠이 있어요. 어둠이 빛을 몰아내서 빛의 세계로 들어가면 그 곳이 천당이고 어쩌구 저쩌구”하다 보면 목이 날아갈 수도 있다.

“이 쉑히 사기꾼 아니야? 그래서 요점이 뭐야?!” 수 천 년 동안 조상 대대로 믿어온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황당하게 들린다. 일단 짧고 강렬하게 “한 마디로 영원히 잘 사는 겁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김홍도의 풍속화첩 속 신선 무리, 조선, 19세기~20세기 초>

 

“영원히 잘 산다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지배층은 귀가 번쩍할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궁궐 기와에 사신도를 그려 넣었고 악착같이 불로초, 금단, 한식산을 찾아 먹다 비명 횡사했다.  

원래 신의 말씀과는 달라지는 것은 중국 도교 뿐 아니다. 중국 불교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부처님이 말씀하신 공의 세계는 고통도 없고 번뇌도 없는 세계를 말한다. 

 <공자, 노자, 부처가 그려진 청화백자, 청, 1780-1830>

 

이걸 지극한 즐거움이 있는 극락으로 해석했다. 열심히 수행을 하면 공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교리는 부처님 불단에 쌀과 꽃을 바치면 다음 생에 미남미녀로 태어난다는 식으로 해석되었다.

설법을 듣는 중생이 무식해서일 수도 있고 쌀과 꽃을 노린 땡중의 의도일 수도 있다. 중국 도교 역시 시대와 계파에 따라 달라졌다.

 

 < 불멸의 신과 신선들과 함께 하는 새, 청, 17세기>

 

진시황처럼 불로장생 약을 먹고 영원히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도교가 있는가 하면, 노자처럼 도를 논하며 물 흐르듯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도교도 있다. 현세에서 로또나 맞게 해달라고 비는 도교도 있다.


헬레니즘 문화를 받아들인 쿠샨 왕조처럼 ‘개 새’ 신앙을 비롯해 그 때까지 중국에 존재한 여러 잡다한 종교들이 골고루 섞인 것이 중국 도교 같다. 이 중 불로장생 약은 일반 백성들과는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 연못과 새, 신비한 풀 혹은 나무가 묘사된 무덤 부장품, 한, 기원전206~서기200년>

 

마치 초호화 개인용 제트기 값이 얼마인지 우리같은 평범한 인간들에게는 관계없는 것과 같다. 불로초, 금단, 한식산을 먹으면 영원히 산다는 말도 사는 게 지옥인 백성들 입장에서는 저주였다.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농경민이 농사를 못 짓는다는 건 굶어 죽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대로 영원히 살라는 건 영원히 배고프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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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아기를 개 먹이로, 난릉왕 고 씨 패밀리

종교

양나라는 개고기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비단 찢을 때마다 왕을 홀리는 미소를 지어 온 나라 비단을 찢어 바치다 나라가 망했다는 주나라도 아니고 양나라는 절에 돈을 쏟아 붓다 망했다.

재정파탄 여러 실책이 겹치면서 양무제는 후경이라는 인간에 의해 비참하게 죽는다. 후경은 또 북제의 미친 고 씨 패밀리 중 하나인 고징에 의해 정리된다.  

<교각반가상, 북위, 470–480>

 

동위의 황족이자 승상이던 고징은 형제의 난 끝에 죽었지만 난릉왕 삼촌이 북제를 세우자 사후 황제로 추존되었다이 고징의 아들이 중국 역대 4대 미남 중 한 명인 난릉왕이다.

난릉왕(541~573)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잘생겼다고 한다.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가면을 쓰고 전쟁을 해야 했다는 난릉왕은 북제를 지킨 전쟁의 신으로도 추앙받는다

<북위 혹은 북제, 말 등에 탄 관리, 6세기>

 

난릉왕은 절세 미남에 성격마저 아름다웠다는데 아버지 고징은 역사에 길이 남을 미친놈이었다. 고징 뿐 아니라 집안 내력이 정신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 씨 패밀리는 미친 짓을 많이 했다. 

정말 미쳐서 그런 게 아니라면 아마도 고 씨 왕가는 한식산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들이 저지른 기행과 패륜이 도교에서 만든 불로장생 약인 한식산에 중독된 후유증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도교의 신들, 명(1368–1644) >

 

기독교는 천당에 가고 불교는 깨달음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교는 그 딴 거 다 필요 없다.  젊은 상태로 영원히 사는 것이 목표였다. 그게 신선이다. 2017년 히트한  중국 드라마 '삼생삼세 십리도화'은 신선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신선이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수련을 하는 방법과 약을 먹는 방법이었. 초기 도교에서는 간편하게 약을 먹는 법을 선호했다. 불로장생 약을 만드는 전문가 집단인 도사가 있을 정도였다

 

<도교의 신선경을 조각한 옥, 청, 18세기>

 

한의사도 겸한 이 도사들은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를 신농이 남긴 기록에 따라 개의 모든 신체 부위를 약으로 사용했다그러므로 당·송 대 이전 중국 한의서와 도교서에는 개고기를 약으로 사용한 기록이 많다. 


조선에서 출판된 그 많은 개고기 기록도 모두 초기 도교와 한의서를 복사한 것이다. 조선은 516국이나 북조· 당· 원·청 같은 유목왕조는 무시하고 오직 순수 한족 왕조가 다스린 시대만 물고 빨았다. 

<한의학의 신 신농, 1914년>

 

한족 중국은 큰 중국이고 조선은 작은 중국이라는 조선의 헛소리와는 별개로 중국 도교의 불로장생 약은 시대에 따라 변했다. 진시황 시대에는 '불로초'였다. 불로초 약빨이 다 하자 이번에는 금단이 유행했다. 

그 다음에는 '한식산'이었다. 선비족 고 씨 패밀리가 미친 짓을 하던 남북조 시대에 유행하던 불로장생 약은 한식산이었다. 당연히 불로장생 약을 둘러싼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풀때기 찾아 돈만 날린 진시황은 행운아였다. 금단에는 수은이 듬뿍 들어 있었다. 금단을 먹은 사람들은 수은 화장품을 바른 유럽의 귀부인들보다 더 빨리 수은 중독 증세를 보이며 죽어갔다. 

그걸 좋다고 먹었으니 황제들도 금단을 먹고 줄줄이 죽어나갈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 한식산의 경우 죽지 않는다면 심한 갈증 탓에 술을 양동이 째 들이켜 알콜 중독이 되거나 광증과 기행은 일삼다 미쳐버렸다.

<월주 요에서 제작된 귀병 속 신선 세계,  서진, 3~4세기>

 

난릉왕 아버지 고징은 아버지 후궁과 정을 통하는 등 패륜을 저질렀다. 고위, 고작은 개 먹이로 사람을 던져 줄 정도로 미친 듯이 사람을 죽였다. 그  와중에 페르시아 개는 살뜰히 챙겼으니 더 미친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늘 끼고 다디던 페르시아 개에게 가장 높은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아마도 승상 자리를 개한테 준 것 같다. '이런 미친 놈...' 같지만 고려에서도 개한테 벼슬을 내린 적이 있다. 

 

<티베트탄 마스티프 석상, 전진, 기원전 221~기원전 206년>

 

유목민적 관점에서 보면 미친 짓이라고 할 수 없다. 비단 몇 천 필을 내야 살 수 있었다는 이 페르시아 개는 티베트탄 마스티프 인 듯 하다. 페르시아 왕조에서 신처럼 추앙받던 티베트탄 마스티프는 유목 왕조에서 옥새처럼 키우는 사자 개이기도 하다.

신라 지배층에서 보듯 동복 형제와 친모를 제외한 모든 여자와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  유목 문화니 불륜도 이해하고 넘어간다 치자. 그렇다 해도 말술을 마시고 광증을 보이며 닥치는대로 사람을 죽이는 건 아무래도 한식산 부작용 같다.

<은거하며 술을 마시는 중국 한족 선비들, 5세기>

 

조선 시대 선비들이 그렇게 동경해 마지않던 죽림칠현도 사실은 한식산 부작용으로 미친 듯이 술을 퍼마신 거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한식산 부작용은 심각했다이렇게 해서 당·송 대 이후 중국 도교가 확 변하게 된다.

약은 포기하고 수련에 매진한 것이다. 이후 도교에서는 금식을 하며 몸 안에 있는 기를 먹고 살면 언젠가 신선이 될 수 있다고 믿었신선이 되려면 성 생활, 육식, , 음주 모두 삼가야 했다.  

<당나라 저택 난간에 새겨진 권선서>

 

신선 열풍은 당·송 시대를 강타해 도교 수행자가 아닌 일반 백성이 먹어서는 안 될 음식 목록에도 개고기가 들어갔다. 당나라 시대 지어진 저택 난간에는 도교의 권선서 내용이 조각되어 있다.

도교의 권선서에는 개고기를 먹으면 어떤 벌을 받게 되는지 꼼꼼하게 기록되었다이렇게 해서 굶어죽기 직전인 비천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당·송 대 이후 중국 대륙에서 개고기는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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