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많은 사람들이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가 로마 제국으로 이어졌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관점이 정확하지 않다고 본다. 중요한 에트루리안을 빼놓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때로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역사처럼 취급되기도 하는 에트루리안은 로마제국에게 정복 당하기 전까지 그리스-로마 지역을 비롯한 지중해의 지배자였다. 그들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만들었으며 흉노와 교류했다
<흉노 시대 그리스 은제 장식, 몽골 지역 발굴, 기원전 1세기~기원후 1세기>
대항해 시대가 오기 전까지 (혹은 그 후에도) 그리스-로마를 차지한 민족은 지중해 무역권을 장악했다. 해양무역권을 장악하면? 중계무역으로 떼돈을 벌었다. 중앙아시아 실크로드를 장악한 것처럼 말이다.
당연히 지중해 무역권을 두고 피 튀기는 경쟁이 벌어졌다. 해양기술이 발전하기 전 고대인은 연안을 따라서만 항해했다. 연안을 벗어나 항해하면 죽는다고 믿었다.
<기마 전사와 개가 그려진 도기, 그리스 지역, 기원전500~480년>
수평선 너머는 바다의 끝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먼 대양으로 배를 몰고 나가면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떨어지듯 떨어져 죽는다고 믿었다. 콜롬부스가 위대한 건 오랜 인간의 두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고대 항해술, 이집트 혹은 키프로스 혹은 페키니아, 기원전 1340~1200년>
인류의 오랜 두려움으로 인해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 주요 항구 도시들은 국제 무역을 독점했다. 그로 인한 풍요를 누린 그 대표적인 지역이 시프러스 섬이었다.
기원전 수 천 년전부터 시프러스 섬은 소아시아와 아라비아 반도, 이집트 북부 지역에서 패권을 차지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지역이었다. 몽골의 오논 강변을 차지한 기마 유목 부족이 패권을 차지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몽골의 오논 강변, 주채혁 교수 제공>
말을 키우는 최적의 지형과 기후를 지닌 오논 강변에서 말떼를 키워 기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키푸로스 섬은 터키의 이스탄불 지역, 시리아의 안티오크 지역,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지역, 그리고 페르시아 지역까지 장악할 수 있는 요충지였다.
기마 무역과 해양 무역의 차이가 있었지만 핵심 지배층만 놓고 보면 결국 그들은 하나였다. 기마 무역이든 해양 무역이든 최상층부 권력층은 일치했다는 이야기다. 신성한 개를 믿은 빛의 신앙도 그 중 하나다.
<늑대 머리 깃발, 낭두독, Omer Toy>
기마 무역을 장악한 돌궐과 위그르는 왕의 상징이 늑대 머리 깃발, 낭두독이었다. 해양 무역을 차지한 세력의 상징도 낭두독과 같다. 해양 무역 세력이 믿은 낭두독은 몸통이 물고기인 경우도 있었다.
하반신이 물고기 혹은 용인 여신인 스킬라는 개와 함께 묘사 되거나 개 머리를 한 물고기로 그려진다. 스킬라는 날개달린 개를 믿는 신앙을 가진 특정 해양 세력을 상징한다.
<개와 함께 있는 스킬라, 로마 지역, 기원전 450년>
상체는 여자고 하체는 물고기면 인어공주다. 스킬라는 여러 버전의 인어 전설 중 하나라고 추정된다. 고도로 발전된 청동기 문화와 금 세공술을 자랑한 해양무역 세력은 군사력과 부를 장악했다.
고대 청동기 문화의 대표는 청동검, 청동화살 등이었다. 군사력이다. 금 세공술은 황금, 즉 돈이다. 강력한 군사력과 황금을 가진 고대 해양 무역 세력은 소아시아와 근동 지역, 아프리카 북부 지역을 지배했다.
<날개 달린 개 인어와 여자 인어 모양 팬던트, 스페인, 16세기>
그리고 당연히 그리스와 로마 지역 일부도 장악했다. 왜? 연안을 따라 항해를 해야 하니까. 그 고대 해양 무역 세력은 페키니아였고 카르타고였으며 에트루리안이었다.
이름이 다른 이유는 중앙아시아 유목 국가의 경우와 같을 것이다. 지배 부족 연합체로 지내다가 패권 부족이 나오면 그 부족이 국가 이름이 되거나 하는 식이다.
<말탄 무사와 앉은 개가 그려진 도기, 그리스 지역, 기원전 550년>
왕과 왕비 부족 등으로 나뉘어 철저하게 정해진 가문에서만 왕이 나오도록 하는 방식으로 지배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에트루리안은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를 선도했다. 검은 칠을 하는 특유의 채색 방식으로 유명한 그리스 도기는 사실 에트루리안 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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