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사

80.개고기는 이단이야! 이슈타르와 성모마리아

AnDant 2019. 5. 25. 12:00

우리나라 카톨릭이 개고기를 먹는 것은 단순한 식성 문제가 아니다. 어찌 보면 지독한 신성 모독이다. 우리나라 카톨릭의 주장과 달리 원조 로마 카톨릭에서 개는 신성한 동물이었다. 


<황제를 상징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핀 장식, 로마, 1~3세기>


개(고대에는 늑대)를 신성하게 여긴 이슈타르 신앙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중세 시대 카톨릭에서 성모마리아와 개를 숭배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기원전 9세기 히타이트에 있던 날개달린 그리핀 문양은 약 1000년 후 로마에서 나타났다.  


<그리핀 머리를 한 날개달린 남자, 아시리아, 기원전 883-859, 아시리아>

로마와 히타이트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 카톨릭에서 만든 성모마리아가 랩독을 안고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로마 카톨릭 즉 중세 유럽 신앙과 히타이트의 이슈타르 여신 신앙은 연결되어 있었다. 

 

<개를 안은 성모마리아 청동상, 14세기, 프랑스 > 


로마 제국의 근간이 에트루라인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중해 해상 지배권을 장악한 당시 패권국가(현대의 국가 개념 보다는 왕족 연합일 가능성이 높음)는 에트루라인이었다. 


<이슈타르 여신과 함께 있는 날개달린 개,네오 아시리아,기원전 8~7세기>


에트루라인은 개를 숭배한 페니키아 인이었다. 페니키아인의 뿌리는 터키, 시프러스, 시리아 등 근동 지방에 있었다. 소아시아와 근동 지역으로 분류되는 이 지역에서는 날개달린 개를 믿는 신앙이 있었다. 


<날개달린 개 (혹은 그리핀),  히타이트, 기원전 13세기>


고대 소아시아와 근동 지역에서 믿은 날개 달린 개는 전쟁과 사랑의 여신과 함께 등장한다. 적어도 기원전 3000년 이전부터 이들 지역에는 금성의 상징인 여신을 믿는 신앙이 있었다. 


<이슈타르 여신의 상징인 금성과 장미가 상식된 금목걸이 유물, 기원전 18~17세기, 이란 지역 추정, 메박>


그 여신이 바로 이슈타르다. 이슈타르는 사자 개나 날개 달린 개와 함께 등장한다. 그러니까 고대 이들 지역을 다스린 강력한 지배층은 날개 달린 개와 여신 신앙을 믿은 것이다. 


<날개달린 개가 새겨진 은제 접시, 인도, 7~8세기>


날개 달린 개 신앙은 중앙 아시아 유목 왕조에게는 신성한 개 신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왕가의 상징이 사자 개(티베트탄 마스티프)라는 믿음은 거기에서 나왔다. 


그렇게 본다면 터키, 시리아, 키푸로스, 페르시아의 왕조와 중앙아시아 유목 왕조는 신성한 개 신앙으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고대 신앙이 빛의 신앙이었다. 


<이슈타르와 두 마리 사자(개)가 새겨진 청동 조각, 바빌로니아, 기원전2000~1600년>


빛의 신앙은 몽골의 전통 종교이자 조로아스터교로 발전했다. 빛의 신앙은 또한 불교와 기독교로 이어졌다. 여신 이슈타르와 성모 마리아가 개를 데리고 다닌다는 공통점을 지닌 이유다. 


<사자 개 머리 금제 장식, 티베트, 7~9세기>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이슈타르 여신이 데리고 다닌 개의 정체를 각자 편한 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다. 날개 달린 사자, 날개 달린 그리핀(새), 혹은 그냥 사자, 멧돼지, 심지어 정체 불명의 짐승 등으로 말이다. 


<날개 달린 개(혹은 그리핀), 히타이트, 기원전 10세기>

짐승의 정체는 개다. 이슈타르 신앙이 수메르와 메스타포니아의 여신 굴라 신앙으로 변형된 것이다. 전쟁의 신이 개를 데리고 다닌다는 신앙은 인도의 바이라바 신앙으로 이어졌다. 


<바이라바와 개, 인도, 14~15세기, 필라델피아 박물관 소장>


전쟁의 신, 즉 죽음의 신 신앙은 이집트의 아누비스 신앙으로도 이어졌다. 세계 4대 문명 중 중국 문명을 제외한 나머지 문명에서 개가 죽음의 신을 의미하는 이유다. 이들 지역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은 신을 먹는 이단행위였다.


<암소를 탄 여신 석상, 히타이트, 지금의 터키 지역, 기원전 1600~1200년>

당연히 개고기는 금기음식이 되었다. 정리 하자면 이렇다. 날개 달린 개를 믿은 이슈타르 신앙은 지중해 해상무역권을 장악한 페키니아로도 이어졌다. 페키니아 지배층은 카르타고인이었고 에트루라인이었다. 


<날개달린 사자(개) 혹은 그리핀, 인도-파키스탄의 쿠샨왕조, 1~2세기>

에트루리안을 멸망시킨 로마 제국이 로마 카톨릭 시대를 열었고 중세 천 년 동안 유럽을 지배한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기독교 문화권에서 개고기를 강력히 금지한 것은 당연했다. 오직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를 제외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