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72 청 황실견을 키운 이집트 이슬람 공주

AnDant 2019. 4. 30. 12:00

2018년 봄, 건강한 500여 명의 남자가 비행기로 제주도로 놀러와 난민신청을 한 예멘에서 현재 광견병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돌아다니는 개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것뿐이다

미친 개는 때려 죽이는 것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따르는 전통 요법이기도 하다. 이슬람교에서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 개는 불결한 동물이다. 개 혐오 정서는 이슬람 원리주의가 강한 지역일 수록 강하다.


<아랍 민간요법에 따라 미친 개를 때리는 남자, 1224년>

이슬람이 개를 싫어하게 된 이유는 페르시아 제국에 대한 반발이다. 페르시아 제국 내에서 세력을 키운 이슬람은 힘이 커지자 반란을 일으켜 페르시아 왕조를 없애고 이슬람 제국을 세웠다. 

이슬람 경전에 상반된 내용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페르시아 제국 내에서 힘이 약하던 초기와 힘이 강해진 후기 내용이 다른 것이다. 이슬람교가 생긴 페르시아 왕조의 종교는 조로아스터교였다. 


<사냥하는 페르시안 마스티프, 기원전 6~7세기>

조로아스터교에서 개는 신이자 천사이자, 수호신이다. 개를 죽이거나 괴롭히거나 심지어 밥을 안 줘도 벌을 받았다. 조로아스터교를 밟아버려야 하는데 이 동네 저 동네 뽈뽈뽈 돌아다니는 개들을 그대로 두면 말발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이슬람교에서 개를 악마로 규정한 것이다. 선한 이슬람 성인은 개와 한 지붕에서 머물지 않는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은 사람들이 이슬람 원리주의자, 근본주의자들이다. 

<이란 팔라비 황제와 두 번째 황비, 1967년>

제주도 난민의 나라 예멘은 이슬람 근본주의가 강한 나라다. 이슬람 왕조를 무너뜨리고 신정일치 사회가 된 나라다. 예멘과 사이좋게 UN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도 1979년전까지는 팔라비 왕조가 다스렸다. 

팔라비 왕조 마지막 황제의 첫번째 왕비는 이집트 이슬람 왕조가 자랑하던 공주였다. 당대 세계 최대 미녀로 유명했던 이란 황비이자 이집트 공주는 시추(페키니즈)를 늘 데리고 다닐 정도로 사랑했다. 

<마지막 이란 팔라비 황제의 첫번째 황후인 파우지아 이집트 공주, 1939년>

시추는 청 왕조에서 황족 외의 인간이 봤다가는 사형을 시켰을 정도로 관리를 철저히 한 청 황실 견이다. 망하는 순간 다 죽여서라도 적(영국)의 손에 넘기지 않으려 했던 개를 이집트 공주이자 이란 왕비는 애지중지했다.  


이집트 공주가 청나라 산 시추를 데리고 시집을 오기 전부터 이란 팔라비 왕조는 개를 키운 것 같다. 팔라비 왕가가 키우던 하운드는 팔라비 하운드라는 품종명이 생길 정도로 유명했다.  


<이란 황비이자 이집트 공주인 파우지아와 시추, 1930년대 후반 >

팔라비 왕가 역사가 길지 않고 19세기 이란 사파비 왕조의 유물로 추정하건대 전통적으로 이란 왕조는 개를 신성하게 여긴 것 같다. 사파비 왕조 팔라비 왕조 모두 이슬람 왕조였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철천지 원수 대하듯 멀쩡한 개 사지를 자르고 개 몸에 폭탄을 매달아 폭발시켜 죽이고 옥상에서 개를 떨어뜨려 죽이거나 강간해 죽인다.  

 


<그리스 이슬람 난민 캠프에서 강간당한 후 살해 된 개. 2018년 6월>

이란과 이집트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적어도 이슬람 근본주의가 득세하기 전까지 이슬람에서 개를 대하는 태도는 이슬람 선지자의 조언과 달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럼 예멘을 비롯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왜 울분에 차 개를 죽이는 걸까? 역사를 알면 아랍에서 서양 제국주의의 반발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이슬람 근본주의가 창궐하게 된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이란 사파비 왕조의 전투 모습을 그린 그림 중 개, 19세기> 

이 역시 따지고 보면 영국의 홍차 사랑과 관련 있다. 결론은 돈(황금)이다. 동양과 서양을 연결시키면 돈이 된다. 역사 이래 동서양의 교통로를 장악하는 세력이 패권 국가가 된 이유다.

그 패권 국가가 초원길과 비단길을 장악한 중앙아시아 기마 유목국가(스키타이, 흉노,선비,위그르, 몽골, 청 등)였다가 유럽 국가였다가 다시 미국으로 바뀐 것 뿐이다. 이를 서양 제국주의라고 한다. 


<순록을 쫓는 개가 그려진 타일, 이란 팔라비 왕조, 19세기>

유럽 국가가 세계 패권을 장악했을 당시, 그러니까 2차 세계 대전 이전의 아랍지역을 보자. 영국이 아편전쟁을 하면서까지 청나라에서 훔친 홍차를 영국으로 실어나른 주요 이동로였다.

이슬람 지역이 중요해진 것은 종교 개혁 후 구교(천주교) 국가가 동서양을 연결하던 전통적인 터키(소아시아), 지중해 항로를 이용하지 못하면서부터다. 신교는 구교 배가 이 지역을 통과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