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71. 왜 예멘 후티 반군은 개를 때려죽일까?

AnDant 2019. 4. 27. 12:00

예멘에서 벌이는 광견병 예방 켐페인의 주요 활동은 개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것이다. 두 달 간 11,000마리의 개를 때려죽인 사나 시를 보자. 

하필 아라비안 늑대 서식지에 위치한다. 아라비안 늑대는 아라비아 반도 중 예멘과 오만 등 일부 지역에 서식한다. 이 아라비안 늑대가 예멘 개들과 비슷하게 생겼다. 


<아라비안 늑대의 서식지와 사나 시>

영국 등 유럽에서는 전부터 예멘을 광견병 발발 주의 지역으로 분류하고 사막을 여행할 때는 특히 더 주의할 것을 요구했다. 왜 사막이냐? 

아라비안 늑대가 주로 사막에 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예멘 광견병 발발 이유가 야생동물, 즉 사막에 사는 동물들이라고 했다. 개가 아니다. 


<전 세계 광견병 주요 원인, WTO>

사막 늑대(아라비인 늑대)가 도시로 와 야생 개로 사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 경우 아라비안 늑대와 예멘 도시 개를 구분하지 못해 광견병에 걸린 개가 폭증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두 번 째 도시 개가 사막으로 가서 늑대화 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내전 이후 굶주린 개들이 야생화되어 사막으로 피난 갔다가 하필 광견병 걸린 늑대에게 물려 이 개 저 개 막 광견병이 옮았을 수 있다. 


<광견병에 걸린 개, 영국, 1872년>

이 두 가정 모두 가능성이 매우 낮다. 첫 째 야생성이 강한 늑대는 도시에 살지 않는다. 늑대와 개를 혼동할 수 없다. 내전으로 인간들이 떠난 도시를 늑대가 장악했다면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예멘 광견병 발병 원인은 개가 아니라 늑대다. 두 번째는 아예 가능성이 없다. 광견병 걸린 개들 상태는 보통 이렇다. 그냥 둬도 죽는다. 

 

<예멘 사나 시 근처에 사는 아라비안 늑대> 

병든 도시 개가 어느날 갑자기 사막으로 이동해서 살아남을 가능성? 없다. 그러므로 예멘 정부(사실은 후티 반군) 주장대로 정말 예멘에서 광견병이 폭증했다면 아라비안 늑대가 원인이라고 본다.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예멘 광견병 발병 지역과 아라비안 늑대 서식 지역과의 상관 관계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면 예멘 정부(를 가장한 후티 반군)는 왜 뜬금없이 개를 때려죽이는 걸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 째, 내부 통제. 도시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개를 때려죽이는 것 자체가 공포심을 줄 수 있다. 

1950년대 중국을 장악한 중국공산당이 광견병을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수 백만 개들을 때려죽인 것과 같은 이치다. 공포 퍼포먼스는 언제나 좋은 통치 수단이다. 마녀사냥을 한 유럽이 좋은 예다. 

<광견병 백신 50000개가 필요하다는 예멘 정부, 민트프레스, 2018년 3월 8일>

두 번째 경제 제재 해제 요구를 하기 위해서다. 예멘 정부(후티 반군)는 2019년에만 약 50000개의 광견병 백신이 긴급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예멘은 GDP가 500불 수준인 아주 가난한 나라라는 사실과는 별개로 UN 경제 제재국이다. 예멘은 아직도 1990년 이란의 쿠웨이트 점령 이후 시작된 UN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사는 게 말이 아니다. 


<북한과 예멘이 불법 석유 거래와 무기 거래, 매일경제, 2018.04.12>

여기에 2015년 내전 이후 제재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무기 제재가 그것이다. 예멘 사람들 중에서도 후티 반군은 더욱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광견병 예방 명목으로 두 달 간 개 11,000마리를 때려죽인 사나 시는 후티 반군 지역이다. 즉, 예멘에서 광견병 예방 명목으로 개를 때려죽이는 사람들은? 후티 반군이다.  

<후티 반군에 대한 UN 무기 제재에 항의하는 사나 시, VOA 2015.4.15>

이 후티 반군을 도와준 게 북한이다. UN 제재로 무기를 살 수 없는 예멘 후티 반군은 북한제 미사일로 사우디를 공격했다. 왜 사우디를 공격했을까? 

예멘 정부군이 사우디와 손을 잡고 후티 반군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동학 반란이 일어나자 청나라 군대를 끌어들인 조선과 같은 거 같지만 질적으로 다르다. 


<세계 5대 종교 별 개고기 식용 현황>


예멘 정부와 사우디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다. 예벤 반란군은 이슬람 시아파다. 이슬람 내전은 결국 프랑스 구교, 신교도 전쟁과 같은 종교전쟁이다. 어차피 이슬람 교에서는 개를 싫어한다. 

이런 배경에서 예멘 후티 반군은 광견병 예방 명목으로 100만 예멘 개들을 때려죽이며 UN의 경제 제재 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 줄 때까지 개들을 때려죽이겠다는 협박인가?   


<매해 55000명 정도가 광견병으로 사망한다는 보고>

광견병 예방이라는 인도적 차원에서 후티 반군에 대한 제재를 푸느냐 마느냐는 복잡한 국제 정세가 반영되는 문제니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그런데 일 년에 전 세계에서 개에게 물리거나 야생동물에 의해 광견병이 걸려 죽는 사람은 55000명에서 50000명 정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