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01. 개고기는 조선 전통 아니야! 학생 만세운동

AnDant 2019. 7. 20. 12:00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녹두꽃은 동학을 배경으로 했다. 동학 운동을 하며 죽창가를 불렀다는 동학교도들은 관군에게 잡혀 개고기를 먹는 고문을 받으며 죽어갔다.

죽창가를 부른 동학교도들은 개고기를 반대했다는 의미다. 동학에서는 개고기를 절대 금지했다. 그러나 현재 죽창가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동학의 개고기 반대 운동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다.


<죽창가를 부르며 개고기를 거부한 동학, 드라마 녹두꽃, 2019>

죽창가를 부른 동학교도만 개고기를 금지했느냐? 일제 시대 학생 만세 운동의 계기가 개고기반대였다는 사실을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단순히 통학 기차 안에서 일본 학생이 조선 여학생을 희롱한 사건에 분노한 한국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 전국 동맹 휴학으로 번졌다고만 알려져 있다

일제 시대 곡창 지대인 전라도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 통학 기차는 일본인 학생과 조선인 학생이 같은 시간대에 이용했다고만고만한 나이의 양국 학생들이 섞여 있던만큼 통학 열차는 지도 교사가 같이 타야 할 만큼 늘 긴장 상태였다. 


<개고기는 조선의 전통이 아니라고 한 일제 시대 조선학생들>


어느 날 일본 학생들이 철로 변 판잣집에 개고기 뒷다리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조선인은 개고기 먹는 야만인이라고 욕했다. 그 말을 듣고 격분한 조선 학생들이 주먹다짐을 했다. 

이 일이 조선 여학생 희롱 사건과 겹치면서 학생운동으로 발전했고 전국 학생 동맹 운동으로 번졌다. 개고기 결투에 대한 기록을 남긴 사람은 후대의 왜곡을 염려했는지 이런 말을 첨부했다.


<조선 후기의 개, 변상벽, 1730년 이후>

 

가난과 굶주림에 지친 일부 조선인이 몰래 먹던 개고기를 마치 조선인 전체가 먹는 것처럼 비웃은 데에 조선 학생들이 분노했다고 말이다이건 부분 집합과 전체 집합의 차이다

아주 작은 부분 집합이 개고기를 먹는 조선인이다전체 집합의 대부분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 조선인이다인공위성 파편에 맞아 죽을 확률로 적은 조선인이 전체 조선인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929년의  광주학생운동, 한겨레, 2018년 10월 25일>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중국인이거나 혹은 일제의 식민사관론자다. 그나마 일제의 식민사관론자라면 단순히 한국인은 농경민족이고 개고기는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떠드는 선에서 끝낼 것이다

거짓으로 선동을 해 한국인을 개고기 먹는 민족으로 만든 중국 공산당이나 북한의 김일성이라면 이 역사적 사실을 이렇게 선전할 것이다일제의 개고기 식용 비난에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조선의 어린 학생들!”


<1925년 조선공산당이 창당된 청요리집, 오마이뉴스, 20190216>


얼핏 잘못 들으면 여봐란 듯이 더 개 뒷다리를 뜯어 먹으며 반일운동을 하고 싶어진다역사적 팩트는 인공위성 파편에 맞아죽을 확률로 개고기를 먹은 가난한 일부 조선인이다


조선 시대와 일제시대 그리고 적어도 1980년대까지 한국인에게 개고기는 저주받은 음식이었다역사를 통틀어 어느 사회든 굶주린 인간들은 개고기를 먹는다

<개와 고양이 고기를 파는 유럽인. 1804년, 영국박물관>

만주의 일부 소수민족, 인도, 프랑스, 일본, 미국 인디언 중 일부도 개고기를 먹었다. 그렇다고 청, 인도, 프랑스, 일본, 미국의 전통 음식이 개고기라고 하지 않는다. 한국의 일부 지식인, 언론인, 정치인을 제외하고 말이다.

한국의 일부 지식인, 종교인, 정치인, 언론인은 개고기가 저주받은 음식이었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중국 공산당(조선족) 김일성 부자가 만든 개고기 전통론만을 되풀이하고 있다그들이 내세운 증거라고는 조선 시대 지배층이 베낀 중국 서적들이 고작이다


<조선족과 북한이 내세우는 조선 시대 개고기 기록의 원 저자인 신농>

위원회가 장악하는 인민 민주주의를 하는 중국과 북한에서 만약 지금의 나처 그거 전부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를 신농이 쓴 고대 중국 책을 그대로 베낀 거잖아요?!”라고 이의를 제기했다가는 반동분자로 몰려 죽창에 찔려 죽든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중국과 북한에서는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못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도 개고기에 관한한,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개고기 찬성론자에 의해 종혐오자, 다문화반대론자로 몰린 브리지트 바르도, 1995년>

인공위성이 머리 위에서 날아다니는 지금도 말이다. 내가 개고기에 대한 연구를 하며 실망한 것도 이 부분이다. 매우 비합리적인 개고기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언론과 지식인, 정치인이 아무도 없었다

너무나 광적으로 중국 공산당과 북한이 정의한 대로 개고기를 찬양하고 있다반론을 제기하면 나쁜 인간으로 몰렸다. 전통을 중시하지 않는 몰상식한 인간 취급 받는 건 그나마 나았다. 원색적인 어조로 친미파’, ‘제국주의자’, ‘서양문화 추종자’, ‘다문화 반대론자등으로 몰리기 일쑤였다


<브리지트 바르도를 상대로 문화적 상대성을 주장한 손석희, 미디어오늘, 2001년 11월 29일>

한국의 언론인은 브리지트 바르도와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개고기는 우리 전통 문화이니 존중해야 한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한국을 강타한 개고기와 제국주의, 개고기와 다문화주의에 대한 논리는 1972년 이후 미국의 이민자 정책의 아류이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적 호황을 거쳐 2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한 미국은 이민 국가다. 미국이라는 국가는 북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과 유럽에서 건너간 청교도 기독교 정착민, 그리고 흑인 노예 제도를 빼놓고 설명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