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탄 마스티프는 페르시안 마스티프와 같은 종이다. 중앙아시아에서 활동한 북방기마 유목 왕조끼리 서로의 정통성을 인정하며 신성한 개를 주고 받은 범위가 페르시아까지 미쳤다는 의미이다.
<메소포타미아. 강아지 금 팬던트. 기원전 3300-2900년>
페르시안 마스티프 곧 티베트탄 마스티프는 중국에서 '파사구' 즉 페르시아 개라고 불린다. '사자개'는 '파사구'라고 불리기도 했다. '파사구'는 '페르시안 개'라는 의미로 중국 식 한자 표현이다.
즉, '파사구'는 '페르시안 개'이다. 중국 역사에서 이 '파사구'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시점부터 중국에서 개고기 먹는 현상이 급격히 사라진다. 파사구, 즉 페르시아 개를 키운 사람들이 중국 대륙의 지배층이었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 유물 중 마스티프 석상. 기원전 5000~1000년. 루브르 박물관>
잔인하기로 유명하던 선비족 지배자들은 중국 여인과 아기를 개 먹이로 던져주기도 했다. 이 정도로 개에 미쳐있는 지배층 앞에서 개고기는 우리 중국인의 전통이니 우리는 개고기 먹을래요,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침 서역에서 불교가 전해졌다. 중국 대륙에서는 불교 열풍이 불어 채식 요리가 발달했다. 그런데 이 귀한 페르시아 개를 고대 수메르-바빌로이나 인들은 약으로 잡아먹기도 했다.
<치유의 여신 굴라와 그녀의 개. 기원전 978-943년>
앞서 설명 했듯 세계 4대 문명 중 중국 황하 문명을 제외한 이집트, 메소포타이마, 인더스 문명에서는 개를 신으로 모셨다. 이집트의 아누비스는 이집트 토종개이다. 인더스 문명의 바이라바 여신은 개와 함께 등장한다.
인더스 문명의 야마의 신은 개와 함께 다니며 죽음의 세계를 다스린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는 기원전 수천년 전부터 개가 악마와 귀신으로부터 주인을 지켜준다고 믿었다.
<마스티프와 함께 사자 사냥하는 아시리아인. 기원전645-635년. 영국 박물관>
수 천 년 전 바빌로니아안들은 사자 사냥을 할 때, 산책을 할 때 가죽 목걸이를 한 마스티프와 함께 했다. 기원전 수 천년 전 수메르-바빌로니아에서 가장 유력한 신 중 하나가 굴라의 여신이었다.
치유의 신인 굴라의 여신은 언제나 마스티프와 함께 다녔다. 페르시아 제국의 궁궐을 지킨 페르시안 마스티프는 검은색이었다. 티베트탄 마스티프, 몽골리안 마스티프, 19세기 기록을 봐도 페르시안 마스티프는 검은 색 개이다.
<바빌로니아 마스티프. 기원전 1800-1600년>
검은 색 마스티프를 신성하게 여기는 이 신앙은 몽골의 전통 신앙과 합쳐져 페르시아 제국의 조로아스터교로 발전했다. 조로아스터교에서는 네눈박이 개가 악마를 쫓는다고 믿는다.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그 때까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쌓아온 모든 역사와 종교를 파괴한 이슬람에서 검은 개를 악마로 여기고 보이는 족족 죽이는 이유이다. 이슬람 교에게 검은 개는 곧 이교도의 상징인 것이다.
<사자개라는 뜻인 티베트탄 마스티프. 1915년>
고대 수메르 - 바빌로니아 인들은 굴라 여신의 동료인 개가 핥으면 상처가 낫는다고 믿었다. 그런데도 가끔 개고기를 약으로 사용한 듯하다. 역시 메소포타미아의 아시리아인과 히타이트인도 개의 배설물이나 개의 신체 부위를 약으로 썼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의 이솝은 개와 관련된 많은 우화를 남겼다. 이 우화들이 사실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구전되던 개 설화라는 주장이 있다. 메소포타미아 관련이 깊은 그리스에서는 병원이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이었다.
<그리스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스케치>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에서는 치료약으로 쓰일 뱀과 개를 사육했다. 아스클레피오스 역시 메소포타미아의 파르티안 제국에서 믿던 네르갈 신과 비슷하다. 네르갈 신은 죽음의 신이자 역병의 신으로 개, 뱀과 함께 나타난다. 파르티안 제국은 고구려의 파르티안 기법과 관련 깊다.
<이집트 개 미라. 기원전 4세기~기원후 1세기>
미라를 개한테 만들어 줄 정도로 사랑한 이집트 역시 개고기를 약으로 사용한 것 같은 흔적이 있다. 그러나 어떤 종류든 개를 식용으로 사용한 증거는 없다. 황하 문명을 제외한 모든 문명에서 개를 약으로 먹는 행위는 모두 신의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황하 문명과 다른 세 개 고대 문명이 가지는 가장 큰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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