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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버닝 썬 사태와 삼합회의 개고기(1)

AnDant 2019. 4. 2. 15:00

요즘 시끄러운 버닝썬 사태의 본질은 마약과 도박이다. 1억 원짜리 술 세트를 파는 호화 클럽인 버닝썬 사태를 보고 있으면 1970년대 이후 홍콩 정부와 삼합회가 벌인 전쟁을 보는 듯 하다. 

세계 3대 조폭인 삼합회는 홍콩계, 대만 계, 중국 본토 계 등으로 나뉘어 있다. 각 조직이 하나의 독립된 폭력 조직을 이뤄 하부를 떠받치는 구조다. 

<버닝썬에 대만 삼합회가 출입했다는 제부, 출처 : 그것이 알고싶다>

2013년 중국 본토 삼합회인 흑사회 두목이 서울에서 잡힌 걸 보면 한국도 삼합회 안전 지대는 아닌 것 같다. 

마약, 도박, 청부살인, 인신 매매 등을 주로 하는 삼합회와 개고기가 대체 무슨 상관일까? 상관이 있다. 삼합회의 뿌리는 어찌보면 중국 명나라 황제 제사를 지내주던 조선 사대부들의 절개와 닮아 있다. 

<조선은 작은 중국이라고 주장한 송시열>

망한 명나라를 복원시키고 청나라를 멸망시키겠다는 신념에 가득찬 그들은 조선 사대부와 마찬가지로 개고기를 전통으로 여겼다. 만주족인 청 왕족이 개를 옥새처럼 귀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적(청)의 친구(개)는 적(개고기)라는 개념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을 하던 운동권 세력이 전두환 대통령이 금지한 개고기를 일부러 바락바락 더 먹으며 투지를 불태운 것처럼 청 왕조에 반대한 세력들은 여봐란 듯이 개를 때려 잡아 먹었다. 

<독재자가 반대하는 개고기를 먹는 것이 민주화 운동, 한겨레21, 2003년 7월>

그들이 바로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 그리고 제 3 세력인 삼합회였다. 그들의 공통되는 적은 청나라였다. 이 셋 중 1911년 청나라가 망해버리자 가장 당황한 건 삼합회였을 것이다. 

“살인이든 마약이든, 청 왕조를 멸망시키는 그 날까지 우린 뭐든 할거야!” 이랬는데 정말 청나라가 망해버렸으니 이제 남은 건 해산뿐이었다. 해산? 하고 싶어도 못 했을 것이다.
 

<마약중독으로 요절했다는 설이 있는 서태후 아들 동치제(1856~1875년)>


이미 지하조직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였고 대대로 온갖 불법적인 일은 다 저지르고 난 후였다. 청나라 말기 중국 전역에 퍼진 그 많은 아편은 누가 다 팔았을까? 수출한 건 영국 놈들이어도 수입해서 판 놈들이 있을 것이다. 

1911년 이후 삼합회는 중국 각지에서 난립한 군벌 중 국민당에 붙었다. ‘반청복명(청나라를 없애고 명나라를 세운다)’에서 청이 사라졌으니 명나라 즉 중국 한족 국가를 세운다는 것이 조직의 새로운 목표가 되었을 수 있다. 

<아편 전쟁 승리 후 동치제를 접견하는 서양 제국 사절, 1873년>


삼합회는 국민당의 행동대장 격으로 활동하며 정적 제거 등 온갖 어둠의 명령을 수행했다. 그렇게 국미당 편을 들었으니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패하자 삼합회도 중국에서 도망쳐야 했다. 

그들이 향한 곳은 홍콩과 대만이었다. 대만에는 국민당 독재정부가 있었으니 세련되게 신분을 위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영국이 지배한 홍콩에서는 정치인이 아닌 경찰, 검찰과 손을 잡아야 했다. 

 <국민당 정부에 의해 학살된 대만 원주민과 개들, 1750년>

1954년부터 1970년대까지 홍콩은 삼합회와 영국 정부가 공동으로 다스렸다고 해도 좋을 만큼 경찰과 검찰은 삼합회에 매수되어 있었다.나중에 털어보니 경찰과 검찰의 3분의 1이 삼합회 조직원이거나 삼합회 끄나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