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시대 식민지는 싼 값의 노동력을 제공해 물건을 생산하고 또 그 물건을 소비해야 했다. 즉, 공장과 소비 시장이 되어야 했다. 식민지 생산품 중 홍차와 같이 비싼 물건은 유럽 등지로 가져와 비싼 값에 팔았다.
<미국의 독립전쟁에 진 영국 왕 미치광이 조지 3세>
요즘으로 치면 OEM(위탁 생산 시스템)이었다. 미국은 홍차 관세로 영국에게 반란을 일으켰는데 중국 직수입이 아니라 일단 영국에 한 번 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왔으니 미국 홍차 값이 비쌀 수 밖에 없었다.
<청나라 아편굴, 1896년>
홍차 값에 발끈해 영국으로부터 독립 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달리 청나라는 영국의 아편 공격에 속수무책 무너졌다. 아편을 사려고 낸 돈(은)은 영국으로 흘러들어갔고 영국은 부자가 되었다.
<몰수한 영국 동인도 회사 아편을 처리하는 청나라 관리, 1839년>
대신 청나라 경제는 파탄이 났다. 이렇게 되자 청나라 조정에서는 영국 동인도 회사 상선에서 아편을 몰수해 태워 버렸다. 청나라 조정에는 부패와 무능으로 이성적으로 국제 정세를 판단할 인재가 없었다.
<상하이에 정박한 영국의 아편운반선, 1908년>
아직도 잘 나가던 건륭제 시절인 줄 착각하고 영국을 얕잡아 본 것이다. 신나게 아편장사를 하던 영국 놈들은 아편을 빼앗기자 영국 군함을 불러왔다.
이게 아편전쟁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청나라는 종이호랑이였다. 중국은 영국을 상대로 굴욕적인 협상을 해야 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중국과 유럽을 연결한 무역로를 장악한 민족이 사실 상 지배했다.
그게 흉노, 선비, 돌궐, 위그르, 거란, 여진, 몽골, 청이었다. 초원길, 비단길에 이어 아편길이 뚫렸으니 영국이 중국을 지배하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제 2차 아편전쟁에서 도망치는 청나라 군대, 1860년 >
그런데 아편전쟁에서 이긴 영국은 의외로 홍콩(마카오는 덤으로) 하나 받고 청나라 황실 개는 납치하는 데 만족하고 중국에서 물러났다. 영국은 프랑스와 싸우느라 정신 없었다.
<중일전쟁 당시 청나라 총리와 관리들, 1894년>
아메리카 대륙, 아프리카, 아라비아 반도, 인도 차이나 반도 등에서 누가 더 많이 식민지 땅을 먹느냐로 영국과 프랑스는 사사건건 싸웠다. 대신 중국을 침략한 건 일본이었다.
이런 걸 전문용어로 어부리지라고 한다.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일본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최신식 군함을 건조해 청나라와 러시아를 이길 수 있었을까?
<중일전쟁 당시 일본 군함, 1894년>
미국이 돈을 빌려주고 영국이 군함 제조 기술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청나라와 아편전쟁 때 싸운 영국제 군함이 일본에 수출돼 청나라와 다시 싸운 것이다. 진 놈과 또 싸우니 청나라가 질 수 밖에.
청일 전쟁 때는 확실치 않지만 러일 전쟁 때는 영국 군함을 수입하는 돈을 미국이 빌려줬다. 일본은 어부리지에 손짚고 어린이 풀장에서 헤엄치기로 청나라와 러시아를 이기고 조선을 식민지배 한 것이다.
<19세기 삼합회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장>
영국 동인도 회사 놈들에게 아편을 떼온 청나라 아편 도, 소매상이 신나게 아편을 팔아먹고 있을 때 국제 사회 이면에서는 이렇게 쿵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럼 누가 청나라에 아편을 유통시켰을까?
아편을 중국 전역에 퍼트릴 만한 조직력을 가진 이들은 누굴까? 공교롭게도 이 시기부터 삼합회가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청 왕조의 탄압으로 지리멸렬 지하에 숨은 삼합회는 19세기를 기점으로 확 일어났다.
<프랑스의 청나라 식 아편굴, 1904년>
그 막대한 조직, 재산은 갑자기 어디에서 생겼을까? 참고로 지금도 삼합회의 주요 사업은 마약 판매다. 삼합회든 누구든 청나라를 망하게 하기 위해 아편을 뿌린 거라면 그들의 계획은 성공했다.
약 400만 명의 청나라 사람들이 아편중독이 되었다. 그런데 청나라 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중국의 아편굴이 유행했다.
<아편을 하는 홍콩 여인, 1915년>
더 이상한 건 어떻게 1874년에 청나라 사람이 영국 런던까지 가서 아편굴을 운영할 수 있었는냐는 거다. 영국 사람과 손을 잡은 청나라 인이 있지 않은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아편 장사를 허용한 영국 측 배후는 누구고 중국 측 배후는 누구일까? 100년 간 영국에 조차된 홍콩에서 삼합회와 마약이 기승을 부린 근원도 따지고 보면 결국 청나라 마약상과 영국의 협력관계에 있지 않을까?
'중국 속 유목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61. 홍차 한 잔이 불러온 청나라 아편 전쟁(2) (0) | 2019.04.04 |
---|---|
41. 주나라 왕비가 흉노족인데 웬 중화사상 뽕? (0) | 2019.02.14 |
31. 당나라를 접수한 개숭파 소그드 상인 (0) | 2019.01.17 |
30. 양귀비와 신발 물어뜯는 당나라 황실 개 (0) | 2019.01.12 |
29. ‘황제의 딸’ 조상은 신라인 (0) | 2019.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