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경제라는 쇄국정책으로 인해 수 백 만 명이 굶어 죽는 와중에도 북한은 꿋꿋하게 천문학적 자금이 들어가는 핵 개발을 했다. 북한은 적어도 300만 명 이상 굶어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 기아 상태를 조사한 GHI에 의하면 북한은 파키스탄과 미얀마, 케냐, 우간다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기아 상태에 놓인 국가 중 하나였다.
<북한과 비슷한 기아 상태인 아프리카 잠비아의 시장>
2009년 현재 북한의 5세 미만 어린이 중 30∼40%가 저체중 상태에 있었다.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는 북한 인구의 25∼34.9%가 기아 상태에 있었다.
유엔의 WFP조사에 의하면 2015년, 북한 인구의 35%이상이 기아를 겪었고 북한 인구의 70%가 영양실조 상태에 있었다. 이는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나미비아, 잠비아 등과 비슷한 경제 상태였다.
<북한과 비슷한 경제 규모를 가진 케냐의 어린이들>
매년 최악을 경신한 북한의 경제 상태 즉 기아 상태는 핵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단계까지 온 지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은 쭈욱 굶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수시로 북한에 막대한 쌀을 보내주고 있다. 그래서 북한 사람들이 굶어죽는다고 하면 쌀이 없어 밥을 못 먹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북한 평민의 주식은 쌀이 아니다.
<펠리그라 병 방지를 위해 개고기를 먹었을 아즈텍-마야 인의 식사 모습, 16세기 후반>
북한에서 쌀은 평양에 사는 특권층이나 군인 등 상위 계층이나 배급받는다. 북한 신분제의 하위에 랭크된 대다수 주민들의 주식은 옥수수다. 즉, 북한에서 굶어죽는 사람들은 옥수수 가루 한 봉지가 없어서 졸졸 굶다 죽는 것이다.
개고기 역사를 논하는 데 있어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옥수수다. 갑자기 북한의 배급 사정이 좋아졌다고 한 시기인 2018년 기사에 의하면 약 20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하루 650g의 옥수수를 배부르게 먹으며 산다고 자랑했다.
사실 650g을 먹든 1kg를 먹든 상관없다. 문제는 옥수수라고 했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을 경우 잘 걸리는 병이 ‘펠리그라’이다. 황하 문명을 일군 중국 한족은 개고기를 식량으로 먹었을 지언정 적어도 펠리그라 병으로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푸아그라 용 거위처럼 평생 옥수수만 먹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펠리그라 병은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면서 단백질이 부족할 경우 생긴다. 보통 인간이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는 경우는 지지리도 못 사는 정주민일 경우가 많다.
<산꼭대기에 자리잡아 절대적으로 농지가 부족하던 마추피추 유적>
지지리도 못 사는 정주민은 당연히 고기 구경 하기가 어렵다. 당연히 펠리그라 병에 걸린다. 북한과 아즈텍-마야 인처럼 말이다. 북한에서는 펠리그라를 ‘개 병’이라고 부른다. 개고기로 치료하는 병이라는 뜻이다.
아즈텍-마야 인이 치와와의 조상 격인 소형견 테치치를 사육해 잡아먹은 것도 펠리그라 병을 고치기 위해서였을 수 있다. 사실 개고기로만 펠리그라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느 고기든 단백질이기만 하면 된다.
인육도 가능하다. 아즈텍 - 마야 인은 인신공양을 통해 인육도 먹었다. 북한에서도 굶주림에 지쳐 인육을 먹었다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다. 펠리그라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비타민B12가 부족할 경우 생긴다.
<아즈텍- 마야 인의 인신공양 의식>
만성과 급성일 경우 증상이 다른데 만성일 경우 주로 봄부터 가을 사이에 발병한다. 만성은 손발 피부가 벗겨지는 정도로 끝난다. 급성일 때는 발열, 설사를 하다가 혼수상태에 빠져 죽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급성 펠리그라로 죽는 사람이 허다하다고 한다. 왜? 약이 없으니까. 걸리면 죽는 병 치고는 치료법이 아주 간단한데도 말이다. 비타민 영양제만 먹으면 된다. 비타민도 없다면 고기를 조금 먹어주면 된다.
<인신공양 의식을 한 아즈텍- 마야의 피라미드 신전>
하지만 식량배급이 끊겨 굶어죽는 수 백만 명을 지켜보기만 하는 북한에서 비타민 영양제나 고기를 챙겨줄 리 없다. (아마 먹고 죽을 래도 없겠지...)그래서 북한에서는 해마다 대대적으로 개고기 먹기 운동을 펼친다.
21세기에 약이 없어 개고기를 먹이는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북한의 당 기관지 민주조선은 개고기를 먹으면 일 년 동안 병에 걸리지 않는다며 마치 개고기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찬양했다.
<대를 이어 개고기 먹기를 장려하는 김정은,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 2018년>
5, 6월에 먹은 개고기 국물은 발 등에 떨어지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얘기가 전해온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다. 정확히 이 때가 옥수수 죽도 못 먹은 주민들은 펠리그라 병에 걸려 급사하는 시기다.
평소 피죽도 못 먹이는 주민들일지언정 일단 개고기 국물 한 국자라도 먹여서 살려둬야 심각한 민심 이반을 막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1990년대 이후 북한에서 벌어진 개고기 먹기 운동은 기아로 망할 수도 있는 정권 유지 운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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