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가 당나라에 개를 수출했을 때 당나라 황족은 옥새와 같은 개를 키우고 있었다. 백성들 사이에서도 개고기를 먹는 문화는 사라지고 있었다. 이유는 종교였다. 당시 당나라에는 불교, 경교(네스토리우스 교), 도교 등이 유행했다.
이 종교들 모두 개고기와 육식을 먹지 않도록 권했다. 사실 초기 불교와 초기 도교는 딱히 육식을 금지하지 않았다. 6세기 이후 중국 불교와 당 이후 도교부터 육식을 금지했다. 당 이전의 도교는 개고기를 약으로 먹었다. 그게 조선으로 전해졌다.
<단식 중인 부처님, 파키스탄 쿠샨 왕조, 3~5세기>
불교가 생긴 인도에서 수행자는 구걸을 해 음식을 먹었다. 금식 중인 부처님을 보면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랐다. 굶어 죽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부처님은 음식을 멀리했다. 다른 수행자들도 죽지 않을 정도로 얻어 먹었다.
구걸하는 처지니 당연히 딱히 채식을 하라는 제한이 없었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한다. 그래도 절대 먹으면 안 되는 고기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개고기다. 그런데 한국의 모 교수가 한국 불교에서 개고기를 못 먹게 하는 이유는 호랑이 때문이라는 책을 낸 적 있다.
<굶어 죽었다는 설이 있는 부처님의 열반 장면, 쿠샨 왕조, 3세기>
한국 절은 모두 깊은 산에 있는데 절에 갈 때 개고기 냄새가 몸에 배 호랑이가 쫓아온다는 것이다. 한국 불교 신자 중에는 당당하게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호랑이가 없으니 마음 놀고 개고기를 먹어도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절이 산에 있는 이유는 신성한 산을 믿은 알타이 샤먼의 영향이다. 부처님이 콕 집어 먹지 말라고 한 개고기를 먹으면서 절에 다니는 인간들은 사이비다. 교회, 성당 다니면서 개고기 먹는 인간들도 역시 사이비다.
<조로아스터교 신자들이 장례를 지낸 붉은 산>
성경에 의하면 개고기는 금지 식품이다. 개는 시체나 뜯어먹는 불결한 동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히브리 지역에서 개가 시체를 뜯어먹은 건 조로아스터교 영향이다. 그들은 시체를 붉은 산으로 가져가 새들이 뜯어 먹게 했다. 개도 같이 뜯어 먹었다.
싹싹 잘 뜯어먹어야 천당에 간다고 믿었다. 개는 죽은 영혼을 천국으로 안내하는 신의 사제이자 시체 처리 담당이었다. 이 꼴을 조로아스터교 신자가 아닌 기독교 신자가 본다고 생각해 보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다. 개는 시체나 뜯어먹는 불길한 동물이었다.
<기원전 1500년 전 아리안 족의 침입 경로와 부처님 탄생지>
덕분에 기독교 문화권에서 개는 눈알 뽑히는 촉새 신세를 면할 수 있었다. 도저히 먹지 못할 만큼 더러운 동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 세계 기독교 중 한국 기독교는 예외다. 인도에서 부처님이 개고기를 금지하게 된 데도 사정이 있다.
부처님은 지금의 네팔 지역에서 태어났다. 인도 북부인 이 지역은 기원전 1000년 이후 인도 남부와 인종이 달라졌다. 페르시아에서 침입한 아리안 족이 지배했기 때문이다. 인도-이란인인 아리안 족은 점차 전 인도 대륙를 지배하는 지배층이 된다.
브라만, 크샤트리아 등 아직도 인도에 존재하는 카스트 제도의 최상층을 차지한 것이다. 기원전 7세기 부처님이 태어난 북부 인도에서는 죽음의 신과 함께 하는 신성한 개를 믿었다. 힌두교의 시바 여신이 바이라바로 변했을 때도 개와 함께 나타난다.
힌두교는 조로아스터에서 시작되었다. 정확히는 조로아스터교의 경전인 『아베스타』의 일부가 힌두교 경전인 『리그베다』이다. 『아베스타』를 기록한 아베스타어는 인도-이란어이다. 인도의 지배 계급인 아리안 족은 페르시아에서 침입한 인도-이란인이다.
<전쟁의 신 바이라바와 개, 인도, 14~15세기, 필라델피아 박물관>
페르시아의 지배층 일부가 조로아스터 교 경전의 일부를 가지고 인도를 침입한 것이다. 즉, 인도 지배층과 페르시아(이란), 조로아스터교는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연히 개를 신성하게 여기는 페르시아 문화와 종교도 인도에 들어왔다. 그것이 바이라바와 시바의 개이다.
당연히 아리안 족이 가장 먼저 정착한 인도 북부와 인도 남부는 인종부터 종교 모든 것이 달랐다. 인도 북부에서 개는 신성했다. 인도 지배층과 바이라바와 시바의 개를 믿지 않는 그 외 인도인에게 개고기는 아주 불결한 음식이다.
<인도-이란인 유목 무사, 고대 간다라 지역, 3~5세기>
극소수 불가촉천민을 제외하고 인도에서는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만일 브라만 계급이 개고기를 먹었다면 아주 복잡한 정화 의식을 치러야 했다. 이런 시대 배경 속에 7세기 부처님이 왕자(지배층= 인도 이란인)로 태어나셨다.
어느 해 아주 심한 가뭄이 들어 온 마을 사람들이 굶주렸다. 하필 사람들이 개를 잡아 나눠먹고 있을 때 불교 승려들이 구걸을 하러 왔다. 사람들은 설마 수행자가 개고기를 먹을까 싶어 시험삼아 개고기를 주었다. 막상 승려들이 개고기를 먹자 난리가 났다.
<인도 수행자 계급인 최상층 브라만, 2세기>
힌두교, 불교를 떠나 수행자가 개고기를 먹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던 것이다.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승려들을 끌고 부처님에게 가 애들 관리 이 따위로 하느냐고 따졌다. 사정을 들은 부처님은 개고기 먹은 승려들을 나무랐다.
이렇게 해서 불교에서 개고기는 사람 고기와 함께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금지 음식이 되었다. 환생을 믿는 불교에서 개는 인간이 되기 전에 태어난 동물이다. 인간과 마찬가지다. 불교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은 사람 고기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
<말을 타고 왕궁을 떠나는 왕자 싯달타, 인도, 3세기>
일부러 모른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너무 공부를 안 해서 모르는 건지, 현재 한국 불교에서는 신자들이 개고기를 먹든 말든 상관을 안 한다. 조선 시대 500년 동안 핍박을 받으며 외부와 단절되고 왜곡된 탓으로 한국 불교는 초기 인도 불교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초기 불교와 달라진 건 중국 불교도 마찬가지다. 양귀비가 살던 당나라에서 불교는 개고기 뿐 아니라 고기 자체를 먹지 않았다. 초기 불교에 없던 ‘채식’이라는 양념이 섞인 것이다. 여기에도 소그드 상인과 마니교가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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