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를 비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친일파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역사를 사랑한다.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 한국인은 흥의 민족이다. 흥이 나면 불같이 확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물론 불같이 훅 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실망할 건 없다. 또 어디선가 불같이 훅 일어날 것이고 같은 한국인으로서 뭉치면 되기 때문이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가 뭉칠 수 있는 힘이기 있기 때문이다.
<단군을 그린 산신도, 1900-1925년>
한국인이라는 의미는 혈연적인 정의로 국한할 수 없다. 알타이-시베리아 지역의 기마 유목 왕조는 인종과 언어는 달랐지만 하나로 연결되었다. 초기 에트루리안 왕조의 지배층 중에는 아프리카 흑인도 있었다,
역사와 문화(종교 포함)를 공유한다면 같은 민족이다. 한국인의 정체성만 가지고 있다면 한반도든 중국이든 지구 어디든 우리는 한국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단군의 홍익인간을 높이 평가한다.
<선비족 무덤에서 나온 벽화 중 수렵도 , 몽골, 337-370년>
그런 단군을 짐승이라고 욕하며 부정한 인간들이 있다. 일제 시대 일본 놈들이 그랬냐고? 아니, 조선 왕조다. 우리는 일본 식민지 시절 우리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우리 문화를 파괴했으며 역사를 왜곡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미 500년 전부터 조선 왕조는 한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파괴하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조선 왕조가 500년 동안 작업해온 한민족 파괴 작업에 숟가락을 얹고 거기에 ‘문화적 인종론'이라는 양념을 팍팍 친 것 뿐이라고 볼 수 있다.
<고구려 고분 벽화 중 수렵도, 고구려, 5세기>
조선 왕조의 건국 세력은 고려까지 존재한 모든 역사서를 불태웠다. 그리고 500년 내내 강력한 검열을 통해 ’文(학문)의 독재’를 했다. 그 결과 조선은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없는 왕조가 되었다.
조선은 개국을 하자마자 대대적으로 고려 역사를 정리해 『고려사』를 편찬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조선 왕조가 적폐로 규정한 고려 역사를 조선 왕조가 썼다는 소리다. 좋은 말을 했을까? 온갖 잡소리에 욕이란 욕은 다 썼다.
<조로아스터교에서 신으로 추앙받는 네눈박이 몽골의 전통 개들>
고려가 좋은 왕조라면 조선 개국은 명분을 잃는다. 이성계가 쿠데타를 일으킨 명분을 세우기 위해서는 고려 왕조가 반드시 천하의 샹샹바가 되어야 했다. 고려 왕조의 나쁜 점을 구구절절 써 놓은 역사책이 『고려사』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이 『고려사』를 정사로 취급하며 고려 역사를 다룬다. 왜곡된 고려 역사를 배울 수밖에 없다. 그 대표인 예가 개고기다. 한국 학계가 얼마나 심각하게 역사 왜곡을 하고 있는지는 ‘고려의 개고기 식용 설’만 봐도 알 수 있다.
<고려 왕실에서 사용한 청자용 모란무늬 합과 받침대 중 강아지 손잡이, 고려, 13세기>
『고려사』에는 개와 개고기에 대한 몇 구절이 나온다. 개고기를 먹은 인물은 몽골 침략기에 뒤통수를 치거나 무신 집권기에 야비한 행동을 한 나쁜 놈들이다. 나쁜 놈들을 묘사할 때 개고기를 먹었다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쓴 것이다.
이걸 한국의 학자들은 긍정적으로 취급했다. 고려의 나쁜 놈인 아무개가 개고기를 먹었으니 개고기는 고려의 전통이라는 결론에 도출한 것이다. 상식적인가? 또 아무 맥락 없이 단지 ‘개’가 나왔다는 이유로 중간 검증 과정은 생략한 채 ‘고려인이 개고기를 먹었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도 있다.
<양을 치고 양고기가 주식인 몽골인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몽골, 1920경>
『고려사』에는 몽골군이 침입해 ‘개와 닭까지 절종시켰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구절은 ‘고려인은 개고기를 먹었다’는 결론의 근거가 되었다. 이해가 되는가? 단지 고려 개경에 엄청 많은 개와 닭이 있었고 그 개와 닭을 몽골군이 죄다 죽였기 때문에 고려인은 개고기를 신나게 먹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고? 그 정도로 개를 많이 키울 이유는 식용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거짓말 같지만 이게 모 식품영양학과 논문 내용이다. 개는 가축이라는 대전제가 뇌에 박힌 채 역사를 연구하니 결론이 이 모양인 것이다. 더 창피한 것은 이 논문이 고려인이 개고기를 먹은 근거가 되었다는 것이다.
<고려인이 해산물 위주의 채식을 했다고 한 서긍의 선화봉사 고려도경>
이 식품영양학과 연구원의 논문은 2000년 이후 한국의 언론계, 출판계에 퍼졌고 당연한 수순처럼 인터넷에 무차별 살포되었다. 그 결과 고려인은 개고기를 먹었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처럼 굳어지게 되었다. 근거는?
『고려사』에 나온 “몽골군이 고려의 개와 닭을 절종시켰다”는 단 한 문장이다. 이런 비합리적인 추론과 연구는 ‘고구려 고분 벽화와 개고기 식용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고구려 고분 벽화 중 안악 3호 분 부엌 그림 중 고깃간에 걸린 짐승이 목매달아 죽은 개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안악 3호 분 중 부엌 그림 중 고깃간, 고구려, 357년>
이 주장에 대한 역사적 근거는 전혀 없다. 전.혀. 진짜 하.나.도 없다. 어떤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안악 3호분 고깃간 그림에 걸린 짐승이 개고기고 그것이 고구려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은 증거라고 휘갈긴 주장이 전부다.
그런데도 이 주장은 역시 언론계와 식품영양학계, 인터넷 상에 무차별 살포되었다. 고구려 벽화 전문가가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진 개는 무덤 주인만큼이나 중요하게 취급되던 반려견이었으며 개는 영혼인도 동물 역할을 했다고 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안악 3호분 고깃간 옆 부엌에는 개 2마리가 서성이고 있다, 고구려, 357년>
영혼인도 동물은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해주는 역할이다. 그러니까 저승사자 같은 역할이다. 상식적으로 무덤을 만들면서 저승사자를 잡아먹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을까? 알타이 샤먼에서 개고기를 먹으면 재수가 없고 벌을 받는다고 믿는다.
역시 개가 저승으로 안내한다고 믿은 조로아스터교에서는 개고기를 먹으면 지옥에 간다고 믿는다. 조로아스터교는 알타이 지방인 서 몽골에서 유래되었다. 고구려 고분 벽화 속 개들은 고구려인이 개를 신성하게 여겼으며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안악 3호분 주인과 원나라 귀족 무덤 주인 부부의 초상>
역시 고구려 벽화 전문가는 안악 3호분 고깃간에 걸린 목매달린 짐승은 사냥한 노루라고 주장했지만 귀 기울이는 이는 별로 없었다. 고구려가 개를 숭배한 사실은 같은 시기 개를 때려잡아 먹은 한나라와 명확히 비교된다.
한나라에서는 개를 때려잡아 먹었다. 현재 중국의 개고기 축제와 북한, 한국의 조선 족 개 도살자가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과연 누가 한국의 개고기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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